배우 이현욱이 무대 복귀 소감을 전했다.
이현욱은 최근 얌스테이지와 만난 자리에서 연극 ‘유도소년’(2017) 이후 오랜만에 무대에 오르는 소감을 묻는 말에 “개인적인 일도 있었고 기회들이 엇갈리는 경우도 있었다”며 “늘 작품과 공연 생각을 했다. 의무적으로 하고 싶지 않아 저만의 시간을 가지며 생각을 정리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당연히 기다려 줄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 의외로 많은 분이 ‘톡톡’ 공연장을 찾아줘서 놀랐다. 저 나름대로 신인의 마음으로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기억해 주는 분들이 있어 굉장히 좋다”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이현욱은 무대뿐만 아니라 드라마와 영화 등 다방면에서 연기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무대가 아닌 드라마나 영화 등 매체로 차기작을 선택할 수도 있었을 텐데, 다시 무대를 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무대에서는 본능적인 작업을 할 수 있다. 무대가 좋다”고 답했다.
이현욱은 공백기가 선물한 ‘실종된 감’, ‘떨어진 자존감’을 되찾기 위해 무대로 돌아왔다. 그는 “나를 나로서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무대다. 계속 무대에 오르고 싶은 이유도 그렇다. 무대에서 솔직해지는 것 같다”며 “다른 매체와 달리 연기를 소홀히 하면 바로 체감할 수 있다. 스스로 시험대에 올리는 작업 같다. 관객의 눈은 정확하고 디테일하다. 그렇기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는데 지금의 나에게 딱 맞는 작업이 무대”라고 설명했다.
무대를 사랑하는 이현욱. 그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바로 ‘재미’다. 연기에 재미를 느낀 적 없었고 자신의 연기에 확신을 갖지 못했던 지난날과 달리, 연극 ‘트루웨스트’ 무대에 오르면서부터 연기의 재미를 알아간 그는 “연기할 때 제일 나다운 것 같고 제일 솔직해지는 것 같다. 안 좋은 모습도 연기하면서 마주하게 되더라”라면서 “연기를 하면서 자신에 대해 알게 돼 기쁘다. 연기가 재미없으면 배우라는 직업을 관둘 것이다. 늘 하는 말이다. 그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기가 주는 재미, 그 소중함을 깨달은 이현욱은 ‘의무적’으로 하는 연기를 기피했다. 그런 그에게도 위기는 항상 찾아왔다. 배우로서 고민은 당연했고, 여기에 현실적인 문제가 더해져 그를 괴롭혔다.
고민에 부딪힐 때마다 이현욱은 아등바등 버티려 발버둥 치지 않았다. 벼랑 끝에서 누군가 자신을 밀어 떨어뜨리려 하면 맞서 싸우지 않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택했다. 무너지는 것을 겁내지 않았다. 그는 “예전에는 무너지는 것을 두려워했다. 자존심도 상하고 자존감도 떨어지고. 그런 것이 싫었는데 몇 번 무너지고 나니 이제는 익숙해졌다”라며 “나락으로 떨어져 버리면 더 내려갈 곳이 없다. 무너지면 더 잘 보이는 것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때로는 동고동락하는 배우 서현우와 고민을 나누기도 한다고. 이현욱은 “일이 안 풀리면 형과 대화를 나눈다. 테크닉적인 부분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연기관,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는지를 더 많이 생각한다”며 “그래서 요즘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사는 것 같다. 행복하다”고 털어놨다.
그래서일까. ‘톡톡’으로 돌아온 이현욱은 유독 밝아진 얼굴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눈매가 전해주는 차가움은 여전했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덮어버릴 따뜻함이 묻어나는 분위기를 자아내며 관객 앞에 섰다.
그는 “마음가짐의 문제인 것 같다. 힘들다는 말을 잘 안 하는 편이다. 스트레스받는 것도 싫어한다. 그래서 바로바로 지운다. 그런 것이 쌓이게 되면 얼굴에 드러나는 것 같다. 요즘은 스트레스를 덜 받아서인지 몰라도 얼굴이 밝아졌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이현욱은 숨 가쁘게 보낸 2018년을 되돌아봤다. 그는 “유독 변환점이 많았던 한 해였다. 나이가 30대 중반으로 가는 것이 무섭기도 하다. 많은 일이 있었고 새로운 변화의 계기도 많았다. 초반에는 안 좋은 일도 있었는데 지금은 좋은 일이 더 많다. 희망을 품고 살아갈 좋은 일들이 많아 행복하다. 남은 2018년도 잘 마무리하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 홍혜리·에디터 백초현 yamstage_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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